관객의 소리
| 제목 | 봄날 밤의 아름다운 연주 - 스승과 제자의 협연을 듣고 와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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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이현수 | 작성일 | 2016-04-21 | 조회수 | 2461 |
| 봄꽃들을 순서도 없이 한꺼버런 피게 만들었던 따뜻한 날들을 밀어내고 며칠째 봄 같지 않은 쌀쌀한 날들이 이어진데다가 밤부터 내릴 것이라던 비가 초저녁부터 흩뿌리기 시작해서였던지 유료회원 초청연주였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때보다 빈 자리가 많이 눈에 띄었다.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국제콩쿨에서 우승을 거머쥔 한국인 영재의 연주를 사는 곳에서 편하게 보고 들을 수 있게 된 것이 한 사람의 삶에서 얼마나 대단한 사건일 수 있는가를 사람들이 잘 모르는 모양이다 싶었다. 문지영의 연주는 이번이 두 번째였다. 4월 초 부천교향악단과 협연할 때 처음 들었으니 한 달에 두 번을 들은 셈이다. 승승과 제자의 협연이라 그랬을까? 두 곡 모두 문지영이 좋아하는 곡이라는 기사를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슈만의 협주곡은 앞서 들었던 협주곡과 그 느낌이 사뭇 달랐다. 문지영이 연주하는 슈만을 들으면서 지난해 클래식 아카데미에 나온 지휘자 김대진이 ‘아이인데도 어른의 감성으로 연주하는 영재들이 있다’고 한 말을 떠올렸고 그 말의 주인공이 어쩌면 문지영일 수도 있었겠다 싶었다. 문지영의 연주는 보는 눈과 듣는 귀가 없는 내게도 좀 달리 보이고 들렸다. 섬세함이랄까 유려함이랄까 분명하지는 않지만 아무튼 문지영의 연주는 힘으로는 말할 수 없는 다른 종류의 연주였다. 하지만 그녀는 이제 겨우 스물을 갓 넘긴 어린 나이다. 대회마다 거머쥔 우승이라는 결과가 그녀의 가능성에 대한 증명이라는 점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피아니스트로서의 그녀의 미래에 더 큰 기대를 걸고 있고 해온대로라면 그녀는 그런 기대에 충분히 부응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그녀의 그런 성장과 성숙의 시간과 끝까지 함께하지는 못하겠지만 그녀와 시작을 함께했다는 것 하나만 해도 내게는 역사적 사건임에 분명하지만 협연 내내 주고받는 두 사람의 눈길과 연주를 마친 제자에게 만족과 칭찬의 의미로 지어보인 지휘자의 환한 미소를 오래오래 아름다운 장면으로 기억하게 될 것이다. 문지영은 객석의 청중들에게 별 망설임 없이 두 곡을 더 선물했는데 나는 그것을 객석의 박수에 대한 앵콜곡이 아니라 스승의 은혜에 대한 보답의 의미가 담긴 곡으로 해석하며 들었고 앞으로 귀 담아 들어야 할 연주자 리스트에 그녀의 이름을 올렸다. 첫 곡 그리그의 ‘Last Spring’을 들을 때는 나도 모르게 두 해 전의 아픈 봄날을 떠올렸는데 피어보지 못한 채 봉오리로 진 아이들에게는 ‘마지막 봄’이었을 것이고 그런 아이들을 차마 보내지 못하고 오늘도 가슴으로 우는 부모들에게는 ‘(지나갔지만 아직 가지 않은) 지난 봄’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시린 봄바다 속에서 떠난 어린 영혼들에게 바치는 곡이 된 셈이다.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은 초연 무대에서 찬사와 야유가 함께 쏟아지는 소란을 겪은 곡이었으나 음악에 과문한 이의 귀로 들어도 그다지 거슬리는 데가 없었고 아무런 사전 경험이 없는데도 소리마다 발레의 동작들이 자연스럽게 연상되었다. 시향이 앙코르곡으로 ‘봄의 소리 왈츠’를 연주하는 동안 객석 맨 뒤에 앉은 우리 부부는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손을 잡았다. 아내의 손은 언제나처럼 따뜻했고 우리는 맘속으로 춤을 추었다. 늦은 배움에 억지스러운 강제가 없고 들은 곡을 잊어버리는 것에 대한 어떠한 강박도 없다. 뒤늦게 발을 담근 도락이기는 하지만 자유로움과 고마움이 더해졌으니 슬프면서도 찬란했던 봄날 밤이 어찌 즐겁고 행복하지 않을 수 있었겠는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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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회원님 수원시립교향악단 입니다. 연주회에 와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봄날 즐겁고 행복한 음악회였다고 하시니 기분이 좋습니다. 앞으로도 관객들께 행복을 드리는 음악을 전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
artsuwon 2021-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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