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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의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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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관] 수원시향 239회 정기연주회를 다녀와서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6-01-12 조회수 1966
문득 가을이다.
어느해라고 그러지 않은 때가 있었을까마는
전국에 죽음의 공포에 휩싸인 적이 있었던가 싶은 것을 보면
올 여름은 참 유별난 여름이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무대 위에서 연주를 하는 오케스트라 단원들을 무대 가장 뒤편에서 지켜보면서
누구라도 함께 모이는 것을 꺼려했을 지난 여름,
그런 두려움까지 견뎌내며 단원들이 땀 흘려 연습한 날들을 생각하지지 않을 수 없었다.
지난 시간 그이들이 흘렸을 땀을 생각하면
수원시민의 1/1000에도 못미치는 사람들에게 선물한 감동뿐만 아니라
이날의 연주와 그들이 흘린 땀의 이야기가 오래오래 남아
두고두고 사람들의 귀와 마음을 즐겁고 편안하게 해줄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이
어찌 무리한 기대이며 욕심이 될 수 있을 것인가.

국내 최초로 이뤄지는 실황 녹음이라고
두 차례나 장내 아나운서의 협조 요청 방송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연주 중에 지식 자랑하듯 함께 온 사람에게 곡을 설명하던 이가 있었는가 하면
얼결에 나온 기침 같지 않은,
참아도 될 것 같은 잔기침을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느닷없이 찾아온 가을 때문에 그랬는지
곡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져서 그랬는지
아니면 연주가 맘에 들지 않아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이날따라 객석의 빈 자리가 많이 눈에 띄었고
박수소리도 다른 날과 달리 많이 가라앉아 있었다.

그런 중에도 반가운 일도 하나 있었다.
개관 이래 내가 갔던 정기연주회에서 한 번도 두 명이었던 적이 없는,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석에 휠체어 두 대가 나란히 자리했기 때문이다.
박수소리가 유난히 크고 길었던
그이와 오래도록 수원시향을 사랑하는 음악애호가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두 번 남은 올해의 정기연주회에서도
시향의 기억에 남을 명연주를 기대한다.
아울러 두 번 남은 정기연주회 중 언제가 되었든
시벨리우스의 ‘슬픈 왈츠’를 앙콜곡으로라도 꼭 한 번 들려주시기를…….

작성자 : moyangsung 2015-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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